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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경매 공부

경매 공부 #7 — 임장 가기 전에 알아본 것들

지난 편 끝에 다음은 매각물건명세서라고 적어놨는데, 순서를 바꿨습니다. 물건을 스무 건 넘게 서류로만 보다 보니 이제는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가려니 뭘 챙기고 무엇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본 것을 정리했습니다. 아직 다녀오지는 않았습니다. 이건 다녀온 사람의 후기가 아니라, 처음 가려는 사람이 준비하면서 모은 것입니다. 다녀오면 실제로 어땠는지 따로 쓰겠습니다.

서류로는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감정평가서, 매각물건명세서, 실거래가로만 판단했습니다. 그걸로 꽤 많은 게 보입니다. 면적도 구조도 권리관계도 나오니까요.

그런데 목록을 만들어 보니 빈칸이 분명해졌습니다.

서류로 아는 것 현장에서만 아는 것
면적·구조·준공연도 채광, 곰팡이·누수 흔적, 새시 상태
감정가·실거래가 단지 관리 상태
지도상 도보 거리 그 길을 아이가 걸을 만한가
층수·엘리베이터 유무 계단 폭과 경사
임차인 유무 실제로 사람이 사는지

특히 마지막이 걸렸습니다. 법원 현황조사서는 조사 시점이 몇 달 전입니다. 제가 본 물건 중에는 조사가 1년 가까이 지난 것도 있었어요. 그 사이에 사람이 나갔을 수도, 새로 들어왔을 수도 있습니다.

가기 전에 뗄 서류가 하나 있습니다

전입세대확인서입니다. 주민등록등본이 사람 기준이라면, 이건 주소 기준으로 그 집에 전입신고된 세대가 있는지 보는 서류입니다.

명세서에 없는 점유자가 여기서 드러날 수 있습니다. 대항력 판정의 전제가 되는 자료라 입찰을 진짜로 검토한다면 필요합니다.

항목 내용
어디서 전국 아무 동 주민센터 (주소지와 무관)
준비물 신분증 + 경매 공고문 — 경매 참가자 자격으로 신청
비용 열람 300원 · 발급 400원
주의 인터넷 발급이 안 됩니다. 개인정보 문제로 방문만 가능합니다

인터넷으로 될 줄 알고 찾다가 한참 헤맸습니다. 임장 가는 길에 주민센터를 들르는 편이 낫겠더라고요.

언제 가느냐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같은 단지라도 시간대에 따라 보이는 게 다릅니다.

시간대 보이는 것
평일 낮 관리사무소 응대, 채광, 주차 여유
평일 저녁 7~9시 불 켜진 집 = 실제 거주율, 주차 혼잡도
주말 오전 단지 분위기, 아이들, 상가 활기

한 번만 간다면 평일 저녁이 정보량이 많다고들 하더군요. 불 켜진 창을 세어보면 그 단지가 실제로 얼마나 차 있는지 대략 보인다는 겁니다. 여유가 되면 낮에 한 번 더 가서 관리사무소를 들르는 게 좋고요.

바깥에서 안으로 좁혀 들어갑니다

집부터 보러 가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친다고 합니다. 순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1. 단지에 들어가기 전 — 진입로 폭, 주변 공장·혐오시설, 버스 정류장까지 직접 걸어보기, 경사도
  2. 단지 안 — 주차 상태, 화단·계단 청소 상태, 게시판 공지, 놀이터
  3. 해당 동 — 엘리베이터 유무와 상태, 계단 폭, 복도 짐 적치, 우편함과 계량기
  4. 집 앞 — 현관문·새시 상태, 도면과 실제 호수 배치가 맞는지
  5. 주변 — 초등학교까지 실제로 걸어보기, 마트·병원·약국

3번의 우편함과 계량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도 사람이 사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더라고요. 고지서가 쌓여 있으면 오래 비었을 가능성이 있고, 전기·수도 계량기가 돌아가면 누군가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경사도도 지도에 안 나오는 항목입니다. 저는 아이가 넷이라 매일 그 언덕을 오르내리는 그림을 그려봐야 합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물어야 할 것 — 미납관리비

여기가 가장 중요한 방문지였습니다. 미납관리비는 매각물건명세서에 나오지 않습니다. 관리사무소에 묻는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냥 총액만 들으면 안 됩니다. 낙찰자가 떠안는 범위가 판례로 나뉘어 있거든요.

구분 낙찰자 부담
공용부분 관리비 ✅ 승계합니다
전유부분 (세대 내 전기·수도·난방) ❌ 부담하지 않습니다
연체료 ❌ 부담하지 않습니다
3년이 지난 관리비 ❌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특별승계인이 공용부분 관리비만 승계한다고 봤고(2001다8677), 연체료는 위약벌 성격이라 승계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2004다3598).

미납 관리비 중 낙찰자가 승계하는 공용부와 승계하지 않는 전유부 구분 도식 (직접 작도)

그래서 질문을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미납관리비가 얼마나 되나요? 공용부분과 전유부분을 나눠서 알 수 있을까요?

총액만 듣고 그 돈을 다 내야 하는 줄 알면, 안 내도 될 금액까지 입찰가에서 빼게 됩니다. 반대로 아예 안 물어보면 공용부분 몫이 그대로 얹힙니다.

함께 물어볼 것도 정리해 뒀습니다. 누수·결로 이력, 최근 대수선(승강기·배관·옥상방수), 장기수선충당금 적립 상태, 주차 규정. 다만 관리사무소가 알려줄 의무는 없으니 거절당하면 물러서는 게 맞겠지요.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찾아보면서 가장 조심스러워진 부분입니다.

  • 초인종을 누르거나 점유자에게 말을 걸지 않습니다 — 명도는 낙찰 후의 일입니다. 미리 접촉하면 감정만 상하고 상대가 대비합니다
  • 문을 열어보거나 빈집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 빈집처럼 보여도 주거침입이 될 수 있습니다
  • 사진은 외관과 공용부까지만 — 남의 집 현관이나 내부를 찍지 않습니다
  • 우편물을 열어보지 않습니다 — 쌓인 정도만 눈으로 봅니다
  • 야간에 혼자 빈 건물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 이웃에게 점유자를 캐묻지 않습니다

특히 두 번째가 무섭더군요. "어차피 곧 내 집이 될 수도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낙찰 전에는 남의 집입니다. 문고리를 돌려보는 것도 안 됩니다.

저는 여기에 두 가지를 더 봅니다

일반 체크리스트에 없지만 제 사정에서는 이게 결정적입니다.

6인 가족이 들어갈 집이라면 — 방 개수를 눈으로 셉니다. 도면상 방과 실제가 다른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발코니 확장이나 가벽). 화장실이 두 개인지, 세탁기와 냉장고가 들어갈 자리가 있는지, 주차를 두 대 할 수 있는지도 봐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 넷이 걸어갈 등굣길에 인도가 있는지.

장모님 모실 집이라면 — 엘리베이터가 전부입니다. 없으면 몇 층이냐가 그다음이고요. 계단 난간, 병원·약국까지 도보 거리, 밤에 어두운 골목을 지나야 하는지를 봅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누가 살 집이냐에 따라 볼 것이 달라진다는 게, 목록을 만들면서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첫 임장은 이 물건으로 정했습니다

우원아파트입니다. 지금까지 분석한 것 중 자금이 닿는 유일한 물건이고, 1990년식이라 서류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 5층인데 승강기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직접 올라가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계단 상태, 배관, 새시도 마찬가지고요.

해비치타운도 가보려 합니다. 장모님 모실 집 후보인데 기일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다녀오면 서류와 무엇이 달랐는지를 중심으로 써보겠습니다. 지금 적어놓은 이 목록 중에 쓸모없던 것과, 빠뜨려서 아쉬웠던 것도 함께 적으면 다음에 가는 분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임장을 처음 준비하며 조사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며, 저는 아직 임장을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례(대법원 2001다8677, 2004다3598)와 전입세대확인서 발급 요건은 일반적인 내용으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미납관리비 승계 범위는 실무에서 다툼이 잦으니 금액이 크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하고, 개별 사건의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