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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물건 분석

고림동 지분 경매 — 화장실이 매각에서 빠졌다

감정평가서에 붙은 도면 한 장을 보고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검은 실선으로 그린 부분과 빨간 점선으로 그린 부분이 한 채처럼 붙어 있는데, 빨간 점선 안에 욕실과 화장실, 보일러실, 현관이 다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빨간 점선은 매각에서 빠진 부분이었습니다.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811-1. 2025타경56136입니다. 초보가 조심해야 할 것들이 한 물건에 네 개나 겹쳐 있어서 공부 삼아 끝까지 따라가 봤습니다.

고림동 단독주택 지분 매각 범위 도식, 방과 부엌만 포함되고 화장실은 제외 (직접 작도)

검은 실선만 매각 대상이다. 빨간 점선 안의 것은 소유자를 알 수 없는 남의 건물

법원이 붙여놓은 네 줄

물건비고가 이렇습니다.

1. 일괄매각
2. 목록1 지분매각임
3. 소유자를 알 수 없는 제시외 건물(㉠~㉢) 매각에서 제외
4. 목록1 공부상 '대'이나 현황 남측 일부 '도로' 임

네 줄 중 세 줄이 경고입니다.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첫째, 방과 부엌만 내 것이 됩니다

감정평가서 뒤쪽 「건물개황도」를 보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도면 표기   안에 있는 것
  검은 실선 = 매각 대상 (46.50㎡)   방 3 · 주방 2
  빨간 점선 = 제시외 ㉠ (27.37㎡, 매각 제외)   방 1 · 욕실 · 화장실 · 보일러실 · 현관
  제시외 ㉡ (0.52㎡)   보일러실 — 남쪽 외부
  제시외 ㉢ (2㎡)   화장실 및 창고 — 마당에 따로

두 부분이 벽을 맞대고 한 채처럼 되어 있는데, 물 쓰는 공간과 드나드는 문이 전부 제시외 쪽입니다.

낙찰받으면 방 셋과 부엌은 내 것이 됩니다. 그런데 씻을 곳도, 화장실도, 보일러도, 심지어 현관도 남의 건물이에요.

게다가 법원은 그 제시외 건물들을 "소유자를 알 수 없다" 고 적었습니다. 철거를 구하든 사들이든 상대가 누구인지부터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둘째, 땅은 199분의 50만 팝니다

토지 811-1은 658㎡ 한 필지인데 소유자가 여러 명인 공유 상태입니다. 그중 채무자 몫인 199분의 50(약 165.33㎡) 만 경매에 나왔습니다.

사건 당사자에 공유자가 세 명 올라 있고, 법원이 작년 5월에 이들에게 통지서를 보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걸립니다.

하나는 공유자우선매수권입니다. 공유자는 매각기일에 "최고가로 써낸 사람과 같은 값에 내가 사겠다"고 신고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낙찰자가 아니라 공유자가 가져갑니다. 서류 보고 현장 다녀오고 입찰서 쓴 시간이 그대로 날아가는 거예요. 지분경매에서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낙찰받은 뒤입니다. 지분을 받으면 공유자 셋과 한 땅을 같이 소유하게 됩니다. 내 맘대로 쓰려면 협의를 하거나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해야 하고, 판결이 나도 현물로 쪼개기 어려우면 결국 경매로 팔아 돈을 나누는 쪽으로 갑니다. 시간과 비용이 따로 듭니다.

셋째, 내 땅 일부가 동네 길입니다

감정평가요항표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공부상 지목 '대'이나 남측 일부 '현황 도로'로 이용중임
본건 남측으로 본건 토지 일부 포함 4미터 내외의 포장도로와 접함

토지이용계획에도 "건축법 제2조제1항제11호나목에 따른 도로(도로일부포함)"가 추가 기재돼 있습니다. 내 땅의 일부가 이미 동네 길로 쓰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감정평가사도 이걸 감안해서 개별요인 비교에서 "각지 및 일부 현황 도로 등에서 열세" 라며 획지조건을 0.95로 낮췄습니다.

넷째, 집값이 493만원입니다

감정평가명세표를 보고 이 물건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구분   내역   금액   비중
  토지   658㎡ × 50/199 = 165.33㎡ × 171만원/㎡   2억 8,271만   98.3%
  건물   단층 주택 46.50㎡   493만   1.7%
  합계      2억 8,764만   

감정가의 98%가 땅값입니다. 집은 493만원으로 평가됐어요.

왜 이렇게 낮은지 봤더니 근거가 명확했습니다.

  항목   값
  재조달원가   850,000원/㎡
  경과연수   47~48년
  잔가율   5/40 = 12.5% (관찰감가 병용)
  적용단가   106,000원/㎡

1977~78년경에 지은 집입니다. 내용년수 40년을 이미 넘겼고, 감정평가사가 잔존가치를 12.5%만 인정했습니다. 2억을 주고 사도 집값은 493만원이고 나머지는 전부 땅 지분값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싼가

토지 단가로 따져보겠습니다.

  기준   ㎡당
  인근 지가수준 (감정평가사 탐문)   170만 ~ 190만
  감정 토지단가   171만
  2회차 최저가 기준 (건물값 제외)   약 119만

숫자만 보면 인근 지가의 63~70% 니까 싸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붙은 조건들을 값으로 환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단독으로 쓸 수 없는 지분, 언제든 가로챌 수 있는 공유자, 화장실이 남의 것인 건물, 길로 쓰이는 땅. 시장에서 지분은 온전한 물건보다 훨씬 크게 할인됩니다. "70%면 싸다"는 셈은 여기서 통하지 않습니다.

사진에는 사람 사는 흔적이 있었습니다

감정평가서 사진을 보니 좁은 골목에 오래된 단층 주택들이 붙어 있고, 옆으로는 새로 지은 빌라가 서 있었습니다. 대상 건물은 기와지붕에 초록색 대문, 문 앞에 화분이 여러 개 놓여 있었습니다. 누군가 살고 있는 집이더군요.

사건 당사자에 임차인이 한 명 있는데 소유자와 성이 같습니다. 다만 임차인 배당요구가 문건접수내역에 없고, 임차인 통지서는 폐문부재로 갔습니다. 대항력이 있으면 보증금이 인수될 수 있는 형태라 명세서를 봐야 합니다. 9월 23일쯤 공개됩니다.

가압류가 네 건, 교부청구가 세 건 들어와 있습니다.

사남매아빠의 시선

이 물건은 저희가 살 수도 없고 살 생각도 없습니다. 최저가 2억이 넘고, 지분이라 대출도 거의 안 나옵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서류를 본 이유는 한 물건에 함정이 이렇게 모여 있는 경우가 드물어서입니다.

경매 사이트 목록에서 이 물건을 보면 "고림동 단독주택 2억 135만원(69%)"으로만 뜹니다. 그 줄만 보고 관심 물건에 담았다가, 서류를 안 열고 입찰장에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싶어요.

제가 오늘 배운 순서는 이렇습니다. 물건비고를 먼저 읽고, 거기 적힌 단어를 하나씩 찾아본다. "지분매각", "매각에서 제외", "현황 도로" 같은 말은 짧지만 각각이 큰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특히 건물개황도는 반드시 열어봐야 합니다. 도면을 안 봤으면 화장실이 빠졌다는 걸 끝내 몰랐을 겁니다.

입찰 정보

  항목   내용
  사건번호   2025타경56136 (부동산강제경매)
  소재지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811-1
  매각 대상   토지 658㎡ 중 199분의 50 지분 + 건물 단층 46.50㎡ (일괄)
  건물 경과연수   47~48년
  감정가 / 최저가   2억 8,764만 / 2억 135만 (69%)
  입찰보증금   2,013만 5,000원
  매각기일   2026.09.30 (화) 10:00
  매각 장소   수원지방법원 101호 법정
  담당   수원지방법원 경매20계

청구금액이 1,222만원입니다. 2억 8,000만원짜리를 1,200만원 채권으로 경매에 넣은 사건이에요. 소액사건 이행권고결정이 집행권원입니다.


※ 이 글의 내용은 법원경매정보의 사건내역·기일내역·문건접수내역, 그리고 감정평가서 원본 34면(명세표·산출근거·지적도·건물개황도·사진)을 직접 읽고 정리한 것입니다. 도면과 사진은 감정평가서에서 인용했습니다. 매각물건명세서는 공개 전이라 임차인 대항력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이 사건을 법원에서 직접 확인하려면 — 법원경매정보(courtauction.go.kr) → 경매물건 → 경매사건검색 → 수원지방법원 / 2025 / 56136 (경매20계)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