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물건 여덟 개를 나란히 놓고 명세서를 열어봤습니다. 보증금 2억이 걸린 집, 확약서 한 장으로 인수가 정리된 집, 전입자가 한 명 더 있어 값을 매길 수 없는 집이 차례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 건은 비고란이 통째로 비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직 안 채운 줄 알았는데, 아래로 내려가 보니 「등기된 부동산에 관한 권리 또는 가처분으로 매각으로 그 효력이 소멸되지 아니하는 것」도 「해당사항없음」, 지상권도 「해당사항없음」이었습니다. 점유자 표에는 딱 한 줄, 「조사된 임차내역없음」이라고만 적혀 있더라고요.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 시티파크 103동 201호, 2025타경56192입니다.

명세서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는 것
매각물건명세서는 2026년 7월 6일자로 작성됐습니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항목 | 명세서 기재 |
|---|---|
| 최선순위 설정 | 2016.6.24. 근저당권 |
| 점유자 | 조사된 임차내역없음 |
| 소멸되지 않는 등기·가처분 | 해당사항없음 |
| 법정지상권 | 해당사항없음 |
| 비고란 | (공란) |
문건접수내역도 함께 봤습니다. 유치권 신고는 없었고, 교부권자 두 곳이 2025년 7~8월에 교부청구를 낸 것이 전부였습니다.
말소기준권리는 2016년 6월에 잡힌 근저당입니다. 그 뒤로 붙은 등기는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낙찰자가 떠안는 돈이 없는 구조입니다. 대항력이니 인수니 따질 임차인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항력과 말소기준권리가 왜 중요한지는 경매 공부 #1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러면 누가 살고 있나
현황조사서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집행관이 2025년 6월에 다녀왔는데 폐문부재로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출입문에 안내문만 붙이고 왔습니다. 전입세대확인서상으로는 채무자 겸 소유자 세대가 전입되어 있습니다.
즉 집주인이 살고 있는 집입니다. 명도 상대가 임차인이 아니라 소유자라는 뜻이고, 이 경우는 인도명령 대상이 됩니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이유로 버티는 상황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물론 이사비 협의는 별개의 문제로 남습니다.
청구금액이 최저가보다 작습니다
이 사건의 청구금액은 7,628만 원입니다. 이번 회차 최저매각가격은 1억 3,090만 원입니다.
이 관계가 왜 눈에 띄었냐면, 앞서 본 물건들 중에는 청구금액이 최저가에 바짝 붙어 있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배당해도 남는 게 없어 경매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 물건은 반대입니다. 최저가로 낙찰돼도 경매비용을 빼고 근저당권자가 전액 배당받고도 남습니다. 기일이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 회차 | 기일 | 최저매각가격 | 결과 |
|---|---|---|---|
| 1회 | 2026.08.05 | 1억 8,700만 (100%) | 유찰 |
| 2회 | 2026.09.08 | 1억 3,090만 (70%) | 예정 |
감정평가액은 1억 8,700만 원이고 유찰은 한 번입니다. 입찰보증금은 최저가의 10%인 1,309만 원입니다. 보증금이 20%가 아니라 10%라는 건 앞선 낙찰자가 잔금을 미납한 재매각 물건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초등학교까지 4분, 경전철역까지 7분
여기서부터가 이 집을 다시 보게 된 대목입니다.

감정평가서에 실린 위치도입니다. 가운데 「본건」이라고 표시된 곳이 이 물건입니다. 바로 아래가 용인성산초등학교, 오른쪽이 경전철 보평역이고, 왼쪽 아래로 영동고속도로 용인IC가 붙어 있습니다. (출처: 법원경매정보 감정평가서)
👉 카카오맵 로드뷰로 건물 앞 보기 — 지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앞길 폭, 주차 사정, 건물 외관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 목적지 | 카카오맵 도보 실측 |
|---|---|
| 용인성산초등학교 | 4분 · 237m |
| 용인경전철 보평역 | 7분 · 411m (큰길우선, 계단 1회) |
처음에는 지도만 보고 역까지 850m쯤 되겠거니 짐작했다가, 길찾기로 재보니 411m였습니다. 눈대중이 두 배 넘게 틀렸습니다. 거리는 반드시 실측해야 한다는 걸 또 배웠어요.
주소는 유방동 315-15, 도로명으로는 백옥대로1380번길 23-5입니다. 경안천 서쪽 편이고 백옥대로가 단지 앞을 지납니다. 남쪽에는 2023년에 준공된 서희스타힐스가 있습니다. 배정 학교는 학구도에 따라 정해지므로 입주 전에 교육지원청에서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지도에 표시된 곳은 용인성산초등학교입니다. 물건(유방동 315-15 시티파크 103동)은 이 학교에서 도보 4분, 237m 거리에 있습니다.
방이 셋인데, 그게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평가서에 내부구조도가 실려 있었습니다. 201호 도면에 「방」이 세 칸 그려져 있고, 거실과 주방이 각각 하나, 욕실이 둘입니다. 전용 70.68㎡, 약 21평에 이 정도면 구성이 꽉 찬 편입니다. 세대 폭은 6,300mm, 깊이는 11,800mm이고 2층에는 201호와 202호가 대칭으로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방이 셋이라는 사실이 자금 쪽에서는 거꾸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경락잔금대출에는 방공제가 걸립니다. 소액임차인이 나중에 들어올 것을 대비해 최우선변제금만큼을 한도에서 미리 빼는 건데, 용인은 세대당 4,800만 원입니다. 문제는 은행에 따라 방 개수만큼 잡는 곳이 있다는 겁니다.
| 방공제 적용 | 대출 한도 | 필요한 현금 |
|---|---|---|
| 1세대분 (4,800만) | 5,672만 | 약 7,420만 |
| 방 3개분 (1억 4,400만) | 0 | 1억 3,090만 전액 |
| MCI 가입 시 (면제) | 1억 472만 | 약 2,620만 |
같은 집인데 은행이 어느 쪽을 적용하느냐로 가능과 불가능이 갈립니다. 빌라는 MCI 취급을 거절하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는 경매 공부 #3에 써두었는데, 그게 그대로 걸리는 사례를 만난 셈입니다. 주소를 들고 은행에 먼저 물어야 입찰가를 정할 수 있습니다. 위 숫자는 제가 공식대로 계산해 본 참고값일 뿐입니다.

사남매아빠의 시선
아이 넷을 키우다 보니 저는 물건을 볼 때 학교까지 몇 분인지를 먼저 봅니다. 그동안 본 김량장동 물건들은 용인초까지 10~12분이었는데, 이 집은 4분입니다. 저학년이 혼자 다녀도 부담이 덜한 거리예요.
다만 여섯 식구가 살기에 70.68㎡는 모자랍니다. 방이 셋이어도 아이가 넷이면 방 하나에 둘씩 넣어야 하고, 저희가 찾는 조건인 전용 100㎡에는 30㎡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 집은 저희 가족이 들어갈 집이라기보다 어른 한둘이나 서너 식구가 살기 좋은 크기로 보였습니다.
사진을 보니 1층이 필로티 주차장이고 공동현관에 도어락이 달려 있습니다. 다만 승강기가 없습니다. 2층이라 계단 한 층만 오르면 되지만, 나이 드신 분이 사실 집으로 본다면 짐 나를 때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외벽은 2008년식답게 얼룩이 좀 앉아 있었습니다.
같은 단지에서 얼마에 거래됐나
처음 글을 쓸 때는 실거래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감정평가서 안에 이미 들어 있었습니다. 「거래사례의 선정」이라는 항목인데, 감정평가사가 KAIS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로 조사해 둔 자료였습니다. 밖에서 찾을 게 아니라 손에 든 서류를 끝까지 넘겼어야 했어요.
세 건 모두 같은 시티파크 단지 안에서 있었던 거래입니다.
| 사례 | 전유면적 | 거래금액 | 거래시점 | ㎡당 |
|---|---|---|---|---|
| A | 70.68㎡ (이 물건과 동일) | 1억 8,300만 | 2024.05.31 | 258.9만 |
| B | 72.9㎡ | 1억 8,000만 | 2023.10.11 | 246.9만 |
| C | 77.775㎡ | 2억 2,900만 | 2023.06.17 | 294.4만 |
사례 A가 눈에 띕니다. 전유면적이 70.68㎡로 이 물건과 정확히 같습니다. 대지권도 40.675㎡로 이 집의 40.674㎡와 사실상 동일합니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 2024년 5월에 1억 8,300만 원에 팔린 겁니다.
| 기준 | 금액 | 비교 |
|---|---|---|
| 같은 평형 실거래 | 1억 8,300만 | 2024년 5월 |
| 감정평가액 | 1억 8,700만 | 실거래 +2.2% |
| 이번 최저가 | 1억 3,090만 | 실거래의 71.5% |
앞서 양지읍 물건에서는 감정가가 실거래보다 5,000만 원이나 높은 경우를 봤습니다. 이 집은 반대입니다. 감정가가 실거래에 거의 붙어 있습니다. 감정평가사는 사례 A를 "당사자 사이의 다소 저가거래"로 보고 3%를 올려 잡은 뒤(사정보정 1.03), 시점수정 0.99010을 곱해 1억 8,700만 원을 냈습니다. 가격기준일은 2025년 6월 4일입니다.
덧붙여 집합건축물대장 기준으로 사용승인일은 2008년 10월 15일, 대지권은 40.674㎡, 공용면적은 4.92㎡였습니다.
이 값이 싼 건지 따져봤습니다
같은 날 본 1억~1.5억대 물건들과 전용면적당 단가를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 물건 | 전용㎡ | 최저가 | ㎡당 |
|---|---|---|---|
| 시티파크 201호 | 70.68 | 1억 3,090만 | 185만 |
| 인근 도시형생활주택 A | 45.80 | 1억 780만 | 235만 |
| 인근 신축 빌라 B | 35.48 | 1억 731만 | 302만 |
넓이당으로 보면 이쪽이 가장 쌉니다. 대신 2008년 준공이라 신축들보다 열일곱 해가 지났고 승강기가 없습니다. 값의 차이가 그 차이라고 보면 얼추 설명이 됩니다.
입찰 전에 확인할 것들
권리 쪽은 깨끗한 편이라, 남는 것은 물리적인 확인입니다. 이 물건에서만 봐야 할 것을 세 가지로 좁혔습니다.
- 경안천 침수 이력 — 하천에 바로 붙어 있고 방죽1교 옆입니다. 저지대 여부와 과거 침수 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 백옥대로 소음 — 국도가 단지 앞을 지납니다. 창을 열었을 때 어느 정도인지는 현장에서만 알 수 있습니다
- 미납 관리비 — 공용부는 낙찰자가 승계합니다. 관리사무소에 총액만 물어보면 됩니다
그리고 명세서 작성일이 7월 6일이라, 그 이후에 등기 변동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입찰하실 생각이면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해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열람 수수료는 700원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사건번호 | 2025타경56192 (부동산임의경매) |
| 소재지 |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 315-15 시티파크 103동 201호 |
| 전용면적 | 70.68㎡ (방3·거실1·주방1·욕실2) |
| 감정가 / 최저가 | 1억 8,700만 / 1억 3,090만 (70%) |
| 입찰보증금 | 1,309만 원 |
| 매각기일 | 2026.09.08 (월) 10:00 |
| 매각 장소 | 광교신청사 제101호법정 |
| 담당 | 수원지방법원 경매17계 |
매각 장소를 굵게 적어둔 이유가 있습니다. 처인구 물건인데 수원지방법원 본원이 아니라 광교신청사입니다. 다른 물건들과 장소가 달라서 저도 두 번 확인했습니다.
기일이 나흘 뒤입니다. 결과가 나오면 이 글에 덧붙이겠습니다.
※ 자료 출처: 대한민국 법원 법원경매정보(매각물건명세서·현황조사서·문건송달내역·감정평가서), 카카오맵 도보 길찾기 실측(2026.09.03 조회). 수치와 권리관계는 조회 시점 기준이며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을 법원에서 직접 확인하려면 — 법원경매정보(courtauction.go.kr) → 경매물건 → 경매사건검색 → 수원지방법원 / 2025 / 56192 (경매17계)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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