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식구가 살 집을 찾다 보니 자연히 넓은 물건만 보게 됩니다. 그러다 양지읍에 2019년식 84㎡짜리가 나온 걸 봤어요. 승강기 있고 지하주차장 있고 174세대 단지입니다. 최저가는 3억 3,300만 원. 처음엔 자금만 맞으면 바로 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거래를 찾아보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 단지에서 지난 4월에 같은 평형이 2억 8,300만 원에 팔렸더라고요. 감정가가 시세보다 5,000만 원 비싼 물건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그리고 그럴 때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적어 둡니다.


물건만 놓고 보면 흠잡을 데가 적습니다
| 사건번호 | 수원지방법원 2025타경55468 (경매19계) |
| 소재지 | 용인시 처인구 양지읍 남곡리 898 양지포레스토리 115동 201호 |
| 면적 | 전용 84.55㎡ · 분양 99㎡ · 단지형 연립주택 |
| 사용승인 | 2019.02.18 (7년차) |
| 단지 | 174세대 · 지하 2층~지상 4층 · 승강기 · 지하주차장 · 도시가스 개별난방 |
| 감정가 | 3억 3,300만 원 |
| 최저가 | 3억 3,300만 원 (신건, 감정가 100%) · 보증금 3,330만 원 |
| 매각기일 | 2026.09.16 10:00 · 수원지방법원 101호 법정 |
| 청구금액 | 2억 1,367만 원 |
제가 요즘 본 물건들이 2002년, 1995년 이런 것들이었는데 2019년이면 확 다릅니다. 승강기 없는 5층 빌라를 보다가 지하 2층 주차장이 있는 단지를 보니 눈이 갔어요.
임차인이 한 명도 없습니다
현황조사서를 열어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임대차관계가 0명으로 나옵니다. 집행관이 갔을 때 문이 잠겨 있었는데, 전입세대확인서와 외국인체류확인서 어디에도 세대주나 체류 외국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전입한 사람이 없다는 건 대항력을 주장할 사람도 없다는 뜻입니다. 인수할 보증금도, 배당을 두고 다툴 일도 없습니다. 제가 최근에 본 물건 중에 권리관계가 제일 단순합니다. 20년 전 전입자 때문에 다섯 번 유찰된 역북동 빌라와 비교하면 정반대입니다.
다만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건 빈집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래 비어 있었다면 관리비가 밀려 있을 수 있고 보일러나 배관 상태도 봐야 합니다. 공용부 미납 관리비는 낙찰자가 승계하니 관리사무소에 미리 물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습니다
여기서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프롭테크에서 이 단지 실거래를 찾아봤더니 이렇게 나옵니다.
| 구분 | 금액 | 시점 |
| 매매 실거래 (전용 82.9㎡, 1층) | 2억 8,300만 원 | 2026.04.06 |
| 전세 실거래 | 2억 2,000만 원 (전세가율 77.7%) | 2026.06 |
| 감정가이자 신건 최저가 | 3억 3,300만 원 | 2025년 평가 |
다섯 달 전에 2억 8,300만 원에 팔린 집을 3억 3,3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실거래는 1층이고 본건은 2층이라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신건에 입찰하면 시세보다 비싸게 사는 셈입니다.
감정평가는 2025년에 이뤄졌고 실거래는 2026년 4월입니다. 그 사이에 값이 내렸거나, 애초에 감정이 높게 잡혔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 3억 3,300만 원을 쓸 이유는 없습니다.
회차별로 계산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 회차 | 최저가 | 감정가 대비 | 실거래 2.83억 대비 |
| 1회 (9/16) | 3억 3,300만 | 100% | 118% |
| 2회 (10월 하순 예상) | 2억 3,310만 | 70% | 82% |
| 3회 (12월 예상) | 1억 6,317만 | 49% | 58% |
2회차가 눈에 들어옵니다. 시세의 82%에서 시작하니 그때부터가 경매로 사는 의미가 생기는 구간입니다.
자금 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지난 글에서 정리했듯이 대출 한도는 감정가의 60%와 낙찰가의 80% 중 낮은 쪽입니다. 신건을 3억 3,300만 원에 받으면 감정가 60%인 1억 9,980만 원이 한도라 자기 돈이 1억 4,000만 원 넘게 듭니다. 반면 2회차에 2억 3,310만 원으로 받으면 낙찰가 80%인 1억 8,648만 원이 나와서 자기 돈은 5,400만 원이면 됩니다. 같은 집인데 자기자금이 3분의 1로 줄어듭니다.
사남매 아빠에게는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기다리면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지도를 열고 걸어보니 다른 게 걸렸습니다.
| 양지초등학교 | 도보 34분 · 2.2km |
| 양지하나로마트 | 도보 26분 · 1.7km |
초등학교까지 2.2km입니다. 아이가 하나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넷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매일 아침 넷을 태워 데려다주고, 하교 시간에 맞춰 또 나가야 합니다. 학원이든 친구 집이든 전부 차로 움직여야 합니다.
장을 보려 해도 1.7km입니다. 여섯 식구 장바구니를 들고 26분을 걸을 수는 없습니다. 역은 없고 버스만 다니는데, 주변에는 물류센터가 섞여 있습니다.
집은 좋은데 생활이 차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스쿨버스가 있는지, 있다면 몇 시에 서는지를 확인하지 않고는 판단할 수 없겠더라고요. 넓이와 연식만 보고 좋아했다가 지도를 켜고 나서 현실을 알았습니다.
제가 계산을 한 번 틀렸습니다
솔직히 적어두면, 저는 처음에 이 물건을 유찰된 물건으로 착각했습니다. 목록에서 뽑을 때 최저가만 보고 넘어갔는데, 사건을 열어보니 유찰 이력이 하나도 없는 신건이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자금 계산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유찰 물건인 줄 알았을 때는 필요 자금을 7,500만 원으로 봤는데, 신건이면 1억 4,000만 원입니다. 두 배 차이입니다. 목록의 최저가만 보고 계산하면 이런 실수를 합니다. 감정가와 최저가가 같으면 신건이라는 걸 이제는 먼저 봅니다.
그래서 지금 할 일
9월 16일에 유찰되는지 보는 것입니다. 낙찰된다면 누군가는 시세보다 비싸게 산 것이고, 유찰되면 2회차 기일과 최저가가 잡힙니다. 저는 후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전에 9월 9일쯤 매각물건명세서가 올라옵니다. 임차인이 없는 건 이미 확인했지만 최선순위 설정일과 인수 사항이 정말 없는지는 명세서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압류가 다섯 건, 교부권자가 다섯 곳이라 소유자 채무가 많은 편인데, 이런 권리들은 매각으로 소멸하는 게 보통이지만 확인은 해야 합니다.
그리고 2회차 기일이 잡히면 그때 현장에 가볼 생각입니다. 빈집 상태가 어떤지, 미납 관리비가 얼마인지, 그리고 아이들 통학을 정말 감당할 수 있는 동네인지가 실제 판단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 이 사건을 법원에서 직접 확인하려면 — 법원경매정보(courtauction.go.kr) → 경매물건 → 경매사건검색 → 수원지방법원 / 2025 / 55468 (경매19계)
자료는 법원경매정보(사건내역·기일내역·현황조사서·감정평가요항표, 2026.09.03 조회), 프롭테크 실거래, 카카오맵 도보 실측을 근거로 했습니다. 학교 거리는 실측값이며 배정 학교는 학구도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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